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오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딩동,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나도 모르게 발길이 향하려다 문득 멈칫했다. '오늘도 엘리베이터?' 속으로 나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건강 관리에 꽤나 진심인 사람이다.
매일 아침 러닝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식단도 최대한 건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유독 이 엘리베이터와 계단 사이에서의 선택은 늘 나를 망설이게 한다. 솔직히 피곤한 날에는 계단 오를 생각조차 하기 싫다. 굳이 힘 빼지 않고 편하게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합리화하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려 할 때도 많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다.
그래, 내가 왜 그렇게 아침마다 땀 흘리며 운동하고, 샐러드를 챙겨 먹는가. 결국은 건강하게, 활기차게 살고 싶어서 아닌가. 단순히 몸무게를 줄이는 것을 넘어, 내 몸이 더 건강하고 강해지는 것을 느끼고 싶어서다. 그런 의미에서 계단은 훌륭한 운동 도구다. 짧은 시간이지만 심박수를 높이고, 하체 근육을 사용하는 데 이만한 게 없다.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 어려운 바쁜 일상 속에서, 계단은 훌륭한 틈새 운동이 되어준다.
특히 계단을 오를 때 느껴지는 그 짜릿함이 좋다. 처음에는 허벅지가 터질 것 같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한 층 한 층 오를수록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정상에 도달했을 때의 개운함과 성취감은 엘리베이터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값진 선물이다. 단순히 몸만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기도 하고, 내일 할 일들을 계획하기도 한다.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마치 명상을 하는 시간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물론 매번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무거운 짐을 들고 있을 때도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 날에는 굳이 무리하지 않는다. 건강 관리는 꾸준함이 중요하고, 꾸준함을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과 유연함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능한 한 계단을 선택하려고 노력한다. 일상 속에서 작은 습관 하나가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어쩌면 엘리베이터와 계단은 우리 삶의 선택과도 닮았다. 편안하고 빠른 길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조금은 힘들고 돌아가더라도 더 가치 있는 길을 택할 것인가. 나는 후자를 택하는 삶을 살고 싶다. 오늘 하루도 수고한 나에게 계단을 오르는 작은 수고로움으로 건강을 선물해야겠다. 망설임 없이 계단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 한 걸음, 내일의 건강을 향해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