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있는데 이걸 달여 마시면 좋을까요? 당뇨가 있는데 이건 어때요? 한약 상담을 하면서 듣는 이런 질문들 중 단골 손님은 매실입니다. 3년 전 담궈둔 매실청이 있는데 매실도 같이 먹어도 되느냐는 질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여전히 매실을 꺼내지 않았다는 말이니까요. 혹시...여러분 집에도 매실이 떠 있는 매실청이 있다면 이걸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매실은 건강에 무척 좋은 효능이 있지만, 손질하는데 손이 가는 편이거든요. 몇 가지 주의사항만 잘 지킨다면 두고두고 약이 되는 음식 만들 수 있습니다.
소화가 안 되면 매실차, 배가 아파도 매실차, 설사를 해도 매실차..맞습니다. 구연산,사과산,주석산 같은 신맛이 나는 유기산이 풍부해서 소화흡수를 잘 시켜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액분비를 촉진하고, 소화를 시키는데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녹차에 많이 들어있다는 카테킨이라는 폴리페놀이 매실에도 풍부합니다. 폴리페놀은 식물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항산화 물질로, 색이나 맛, 향으로 나타납니다. 노화 방지와 면역력 강화,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천연 성분이죠. 이런 폴리페놀 덕분에 살균효과가 강해서 식중독을 조심해야 하는 여름철에 활용도가 높고, 또 당이 천천히 흡수되도록 돕기 때문에 혈당이 빨리 올라가는걸 조절해 줍니다. 이런 이유로 다이어트나 당조절이 화두가 되는 요즘 시대에 건강한 음료재료로 쓰일수 있습니다.
과로하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피로감과 함께 근육통이 생깁니다. 이건 피로물질이라고 하는 젖산이 쌓여서인데, 이걸 몸 밖으로 배출해 주는게 매실 속 유기산입니다. 또 간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는 피루브산과 피크르산까지 풍부해서 간기능을 회복하고 숙취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매실에 들어 있는 여러 성분 중 리오니레시놀은 암 억제효과를 갖는 대표성분이기도 합니다. 암세포 증식을 막고, 암 억제 효과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칼슘흡수율을 높여주는 효과까지 있어서 뼈 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식재료가 될수 있습니다.
초여름이 되면 시장에 가득한 그 많은 매실들이 왜 다 팔리는지 이제는 금방 이해 되실겁니다. 그렇다면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만 알면 되겠네요.
매실은 수요가 많은 만큼, 사고(?)도 빈번해서 매실손질에 관해 식약처에서 따로 권고사항을 발표하기도 할 정도인데 이걸 참고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매실청 만들 때 덜 익은 청매실 대신 노랗게 익은 황매실 사용을 권합니다. 황매실에는 몸에 좋은 구연산 성분이 청매실 보다 14배나 많이 들어있고, 게다라 황매실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물질을 70%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시안화합물의 일종인 아미그달린은 덜 익은 매실 과육과 씨에 가득한데 만약 조금이라도 먹게 되면 복통,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많이 먹게 되면 마비증상이나 심지어 사망할 수도 있는 강한 독입니다. 황매실이 너무 빨리 부패되기 때문에 예전에는 황매실을 구입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운송, 보관시스템이 좋아져서 예전보다는 황매실을 구하기가 더 편해졌습니다.
청매실 사용하게 된다면 구입 후 서늘한 곳에 7일정도 보관하는 게 좋습니다. 그 시간동안 자연적으로 황록색으로 후숙이 되면서 독성물질도 일부 분해되고, 그때 상처가 나거나 흠이 있는 매실을 더 잘 구별할 수도 있습니다. 흠이 있는 매실은 반드시 제외하고 사용해야 하거든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매실을 활용할 때는 반드시 씨앗을 없애야 한다는 거죠. 씨앗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매실의 독인 시안화합물을 95%까지 줄일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매실 씨를 제거하는 도구도 많이 판매하니까, 예전처럼 힘들지 않게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때 매실 꼭지도 함께 제거해야 합니다. 꼭지가 남아 있으면 쓴맛이 날 수 있습니다.
매실 청이든, 매실주든 100일이 지나면 매실이 동동 뜨기 시작하는데, 매실은 모두 제거하고 2차 숙성을 해야 합니다. 오래 넣어두면 탁해지고, 신맛만 올라올 뿐 좋지 않습니다.
매실청은 1년 이상, 매실주는 6개월 이상 숙성 후부터 섭취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저와 상담을 했던 몇 년 된 매실 청은
어떠해야 할까요? 우선 곰팡이나 상한 냄새, 색이 탁하다면 아깝지만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매실 씨의 아미그달린 독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장기적으로 섭취시 몸에 좋지 않으니까요.
반면에 매실청의 보관상태가 좋고 냄새, 곰팡이가 없다면 매실은 지금이라도 제거해야 합니다. 깨끗한 용기에 옮긴 후 냉장 보관후 활용하시면 됩니다. 약이 되는 매실청, 제대로 만들고 보관하셔서 천연상비약으로 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