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한 구절처럼 최근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센치해지는 날이 있고 해요.
주변 지인들과 '허회경_그렇게 살아가는 것', '이무진_가을타나봐' 등 쌀쌀해진 지금, 듣기 좋은 노래를 공유하기도 하네요.
아침에는 공기가 선선해졌고, 해는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밤 공기는 어느새 겨울의 예고편 같은 느낌도 들고요.
사실 이런 '가을 타는 듯한 마음'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몸속 리듬의 변화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요.

햇빛이 줄어드는 가을에는 뇌 속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면서 기분이 가라앉기 쉽다고 해요.
세로토닌은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데, 햇빛이 부족하면 그만큼 활력도 줄고 무기력함도 찾아 오기 쉽고요.
반대로 밤이 길어지면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나면서 몸은 더 쉬고 싶어 하지만, 현실의 일상은 여전히 똑같은 속도죠.
연구에 따르면 햇빛이 줄어드는 계절에는 뇌 속 시상하부가 낮과 밤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해요!
그 결과 생체리듬이 늦춰지고 세로토닌 생성량이 최대 20~30%가량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세로토닌은 뇌의 송과선(pineal gland)에서 멜라토닌(Melatonin)으로 전환되는 물질인데, 햇빛이 부족하면 이 전환 과정이 지연되어 전체적인 생체 리듬이 ‘휴식 모드’로 기울어요.
특히 아침 햇살에 포함된 청색 광(Blue light)은 세로토닌 합성을 직접 자극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햇빛이 망막을 자극하면 시상하부를 통해 세로토닌이 활성화되고, 이 물질이 다시 멜라토닌 분비 주기를 조절하면서 ‘낮에는 각성, 밤에는 휴식’이라는 생체 시계를 유지하게 돼요.
가을처럼 일조량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이 균형이 무너져 낮에도 졸음이 오거나,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지는 현상이 생기죠.
나도 지금 '계절성 기분 리듬 증상'을 겪고 있을까?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통해 알아봐요
✔ 요즘 집중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든다
✔ 하루 종일 졸리고, 아무 이유 없이 더 자고 싶다
✔ 잠이 잘 안 오거나, 자다가도 자주 깬다
✔ 작은 일에도 괜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가 많다
✔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귀찮게 느껴진다
✔ 평소보다 단 게 더 많이 당긴다
✔ 좋아하던 일에도 흥미가 줄었다
이 중 2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이어지고 있다면,‘계절성 기분 저하(시즌 무드 슬럼프)’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일반적인 우울감이 불면이나 식욕 저하로 나타나는 반면, 계절성 우울감은 잠이 늘고, 식욕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래서 요즘은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쉽게 흔들리거나, 이유 없이 눈물이 나는 날이 늘어날 수 있어요.
이런 증상은 이상한 게 아니라, 몸이 보내는 자연스러운 신호예요.
이럴 땐 억지로 '괜찮아져야지!'라며 화이팅 넘치게 사는 것보다 리듬을 다시 맞추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요.
어떻게 리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알아볼까요?

🌈 햇빛을 조금 더 가까이 두기
아침 햇살은 마음의 에너지를 깨워줘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창가에 앉거나, 출근길에 10분만 걸어도 충분하답니다.
🌈 조용히 몸을 움직이기
움직임은 생각보다 감정 회복에 큰 도움이 돼요.
빠른 운동보다 ‘호흡이 느껴지는 속도’의 산책 정도가 더욱 좋다고 해요.
🌈 하루 루틴을 단순하게
가을엔 일정한 리듬이 마음의 안정과 직결될 수 있어요.
기상·식사·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두면 자율신경이 안정돼요.
자율신경을 안정시키는 방법은 지난 포스팅을 참고해봐도 좋아요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 나타나는 10가지 신호와 회복 루틴" 함께 읽어봐요!👀
🌈 따뜻한 음료 한 잔의 여유
차가운 음료 대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느리게 숨을 고르면, 몸의 온도뿐 아니라 감정의 온도도 서서히 회복돼요.
🌈 감정 온도를 기록해보기
하루의 기분을 짧게 점수로 남겨보세요.
감정의 흐름을 인식하면 무기력한 날도 가볍게 바라볼 수 있어요.
🌈 감각을 깨우는 시간 만들기
좋아하는 향이나 따뜻한 머그컵의 온도처럼, 작은 감각 자극이 마음을 편하게 해줄 때가 있어요.

가을은 결국, 우리 마음이 천천히 내려앉는 법을 배우는 계절인 것 같아요.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쓸쓸함 속에서 나를 다독이는 법을 배우는 계절이죠.
결국 계절에 따른 감정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생리적 반응이지만, 우리가 루틴과 환경을 조절하면서 그 폭을 완화할 수 있어요.
이런 과정을 ‘자기조절력(Self-regulation)’이라고 부른다고 해요.
'자기조절력'은 단순한 ‘의지력’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변화를 감지했을 때 균형을 다시 맞추는 뇌의 기능이에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기력할 때, 잠깐 호흡을 고르거나 일정을 조정하는 것도 모두 자기조절력의 일부죠.
이 능력이 높을수록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리듬을 천천히 회복하는 시간이 짧아진다고 해요.
즉, 계절이 주는 변화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내 안의 균형감’을 길러서 그 흐름 위를 부드럽게 타는 것!
그 것이 바로 가을을 건강하게 지나가는 방법이에요.
그러니 괜히 마음이 흔들릴 때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그래, 나 지금 가을을 지나고 있구나.”
아이콜리 서포터즈로 활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