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린이 건강 정보를 전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베베닥터입니다!
오늘은 대표적인 여름철 불청객, 수족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병관리청, 병원체 및 매개체 감시 주간정보 26~27주차)
“물놀이 후 열이 나요, 수족구인가요?”
여름철 소아과 진료실에서 자주 듣게 되는 질문입니다. 특히 워터파크나 수영장에 다녀온 후 아이가 열이 나고 손발에 발진이 생겼다며 놀란 얼굴로 찾아오시는 부모님들이 많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서 여름마다 수차례 마주하는 수족구는 이름만 들어도 부모님들 심장을 철렁하게 만드는 질환이에요.
휴가철이 다가올수록, 무더위가 지속될수록 발병이 늘어나기에, 지금 시기에 보호자분들이 꼭 알고 계셔야 하는 내용입니다.
수족구는 콕사키바이러스, 에코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등 ‘장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주로 감염된 사람의 침, 대변, 물집의 진물 등을 통해 전파되는 접촉성 질환입니다.
대개 5세 이하 아이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초등생 어린이나 성인에서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어요. 저희 병원에서도 2~3세가 가장 흔히 내원하는 연령대입니다.
수족구는 그 이름처럼 ‘손, 발, 입’에 생기는 수포성 발진이 특징적입니다. 처음에는 발열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입안을 살펴보면 목젖 부근에 작은 궤양이 생기는 구내염이 생기면서 아이들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거나 심하게 침을 흘리기도 하죠.
손발에는 붉은 반점이 생기는데 특히 손바닥, 발바닥에 주로 생기고 심하면 팔, 다리, 엉덩이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바이러스’에 속하는 다양한 바이러스가 원인이기에 무른 변, 복통 등 약한 장염 증상도 나타날 수 있어요.
안타깝게도 수족구는 한 번 걸렸다고 해서 평생 면역이 생기는 병도, 예방을 위한 백신이 있는 질환도 아닙니다. 게다가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여러 종류이기 때문에, 한 바이러스에 걸린 후에도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또 발생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예전에 수족구를 앓았다고 해도 방심하지 마시고, 유행 시기엔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보호자들께 수족구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치료제가 없어서’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대부분의 바이러스 질환이 대증치료, 즉 나타난 증상에 대해 관리를 해 주며 자연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치료 방법입니다.
다만 아이가 입안 통증으로 음식을 전혀 못 먹거나 소변량이 줄어드는 등 탈수 증세가 있으면 가까운 병원에서 수액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요. 특히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열성 경련 증세를 보이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격리는 ‘열이 내리고, 입안 병변이 사라질 때까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손발의 발진은 격리 해제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요. 대부분 1주 내외의 시간이 걸려요.
(Kim, Eun Jee, et al. "Four cases of onychomadesis after hand-foot-mouth disease."Annals of Dermatology26.6 (2014): 777-778.)
수족구를 앓고 난 뒤에 손발톱이 찌그러지거나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수족구가 회복된 후 약 4~6주 뒤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바이러스가 손톱 뿌리를 일시적으로 손상시키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깜짝 놀라기도 하고 너무 아파 보이겠지만 사실 통증 없이 자연스럽게 새 손톱이 자라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두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아이가 자꾸 만져 염증반응이나 고름이 동반된다면 진료가 필요할 수 있어요.
접촉성 질환인 수족구 예방의 핵심은 손 씻기입니다. 물놀이와 식사 전후, 화장실 이용 후에는 꼭 손을 꼼꼼히 씻도록 교육해 주세요. 또한 장난감과 같은 아이의 물건을 주기적으로 소독해 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여름철에는 물놀이를 통해 가장 잘 전염되기 때문에 수영장 물로 장난 가글은 절대 금지해 주시고, 물놀이 중간에 간식을 먹을 때에도 꼭 손을 잘 씻도록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물놀이에 다녀와서는 바로 샤워, 양치, 가글을 시켜서 수족구 바이러스로부터 아이를 보호해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우유 먹는 아기라면: 젖병은 빠는 힘 때문에 인후통이 더 심해질 수 있어요. 젖병 대신 작은 수저로 떠먹여보세요.
- 이유식 먹는 아이라면: 설사만 없다면 이유식을 차갑게 해서 통증을 줄여주세요.
- 이유식을 졸업한 아이라면: 시원한 젤리 음료, 푸딩, 차가운 연두부 등이 입안을 덜 자극해 섭취에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좋아집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말씀드리면서도, 저 역시 매년 수족구 시즌이 오면 긴장을 놓을 수는 없더라고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우리 함께 힘써보아요!
다음 시간에는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무서운 여름철 질환인 일사병, 열사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아이콜리 서포터즈로 활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