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베베닥터입니다!
날씨가 더워진 요즘, 장염에 걸려 병원을 찾는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구토하고, 설사하고, 기운 없이 늘어져 있는 아이를 보며 “큰 병은 아닌가요?”, “입원을 해야 하나요?” 하며 당황하기도 하죠.
게다가 한 아이가 걸리면 동생, 엄마, 아빠까지 줄줄이 걸리는 집단 감염이 흔해 초기에 올바른 대처와 위생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가 장염에 걸렸을 때 알아두면 좋은 기본적인 내용부터 집에서 대처하는 팁까지 상세히 알려드릴게요.
장염은 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며,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에게 가장 흔한 장염은 바이러스성 장염입니다.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 등이 주요 원인인데, 특히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 구역, 구토
- 설사
- 발열
- 복통
- 식욕부진
- 기운이 없고 축 늘어짐
사람마다 모든 증상이 다 나타나지는 않고, 구토 없이 설사만 하다 끝나는 경우도 많고, 고열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증상은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네, 장염은 접촉을 통해 쉽게 전염
됩니다. 특히 구토물, 설사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묻은 손이나 물건을 통해 가족 간, 어린이집 내에서 접촉으로 옮기 쉬워요.
한 명이 장염에 걸리면 화장실, 문고리, 리모컨, 장난감, 변기 등 온 집안이 오염될 수 있습니다.
장염 환자 발생 시 접촉 격리와 화장실 청소가 매우 중요합니다. 청소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위생용 비닐장갑,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염물이 튀어 옷에 묻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가정용 염소 소독제를 8~10배 희석하여 변기, 세면대 뿐 아니라 화장실 바닥과 문고리까지 소독해 줍니다.
장염은 독감처럼 법정 격리 기준이 명확하게 정해져있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구토가 멈추고
- 하루 이상 설사가 없이 정상변을 보고
- 식사가 가능해졌을 때
하지만 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설사가 남아있다면 정상 컨디션을 되찾을 때까지 가정 보육을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해서도, 전염 방지에도 좋습니다.
구토나 설사로 인한 ‘탈수’가 가장 위험합니다. 따라서 탈수를 막기 위한 수분 보충이 핵심입니다. 아이가 먹을 수 있다면 보리차, 옥수수 차(옥수수수염차 X), 경구 수액을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주면 다시 구토할 수 있으니 수저로 한두 모금씩 천천히 먹여보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에는 식사보다 수분 보충이 더 중요합니다. 식사는 아이가 배고픔을 느낄 때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 죽만 먹일 필요는 없다.
장염으로부터 회복하는 데에 영양섭취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평소 잘 먹고 좋아하는 음식 중 소화가 잘 되는 두부, 으깬 호박 등으로 소량씩 자주 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위장에 자극이 될까 봐 쌀 미음만 오랜 기간 먹이는 것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요.
- 여름 과일은 좋지 않다.
바나나, 사과, 단감처럼 비교적 단단한 과일은 먹어도 괜찮지만, 수박, 포도, 파인애플처럼 수분이 많고 단 과일은 설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유제품은 가급적 피하자.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는 장 점막에 있는데 설사를 하면 이 효소들이 기능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우유밖에 먹지 못하는 어린 아기들은 ‘설사 분유’로 식이를 잠깐 대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 대변에 다량의 혈액이 섞여 나온다.
- 소변량 감소 (1세 미만: 4~6시간 이상 소변이 없음, 1세 이상: 8시간 이상 소변이 없음)
- 지속적인 구토로 수분을 전혀 섭취할 수 없음
- 체중 감소
특히 아이가 어린 경우에는 옆에서 돌보는 부모도 감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기의 기저귀를 갈기 전/후로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수건과 식기는 개인용으로 구분하며 화장실 변기와 욕실 소독에 더욱 신경 써 주셔야 합니다.
장염은 매우 흔하지만 ‘탈수’에 취약한 어린아이들에게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질환이 아닙니다. 하지만 올바른 대응과 회복기 관리를 통해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질환이지요. 우리 아이 장염에 걸렸을 때, 꼭 기억하고 대처해 주세요.
* 아이콜리 서포터즈로 활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