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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혈당이 자꾸 들쭉날쭉해요. 식단도 조절하고 약도 잘 챙겨 먹는데 왜 그럴까요?”

당뇨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럴 때 저는 꼭 한 가지 더 확인합니다.

“혹시 코를 많이 고시거나, 자는 동안 숨이 차는 느낌이 있으신가요?”

이 질문은 단순한 확인이 아니라 중요한 실마리가 됩니다.

왜냐하면, 수면 중 코골이와 무호흡증이 혈당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를 넘어서,

자는 동안 숨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증상입니다.

특히 비만, 두꺼운 목둘레, 턱이 작거나 뒤로 들어간 사람에서 잘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 수면무호흡이 혈당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수면무호흡이 혈당조절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

1.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수면 중 숨이 멈추면, 우리 몸은 산소가 부족한 상태(저산소증)에 빠집니다.

이때 뇌는 ‘지금 위급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우리 몸은 긴장 상태로 돌입합니다.

마치 사자에게 쫓기는 상황이라고 상상해보세요.

이때 우리 몸은 살아남기 위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소비를 최소화하려고 합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는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대량으로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들은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고 혈당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양을 먹어도 혈당이 더 높아지고,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둔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2. 수면의 질이 나빠져 생체리듬이 깨지기 때문입니다

무호흡이 반복되면 깊은 수면에 들어가지 못하고 자주 깨게 됩니다.

잠자는데 자꾸 누가 건들고 깨우면 짜증이 나겠죠?

이렇게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스트레스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고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에도 혼란이 생깁니다.

그 결과 공복혈당이 높아지거나, 새벽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이른바 ‘새벽현상(dawn phenomenon)’이 두드러지게 됩니다.

3. 수면 부족은 식욕을 증가시켜 비만을 유도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렙틴(포만감 호르몬)은 줄고, 그렐린(식욕 호르몬)은 늘어납니다.

그 결과 식욕이 증가하고 탄수화물, 당류에 대한 갈망이 커져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비만은 다시 수면무호흡을 악화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병원을 방문해 봐야하는 경우는 언제일까?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심한 코골이, 숨이 멎는 듯한 느낌
  • 자주 깨는 잠, 아침에 두통
  • 낮에 졸림이 심하고 집중력이 떨어짐
  • 혈당 조절이 어려움에도 원인이 뚜렷하지 않음

총 합계지수가 16점 이상일 경우 심각한 중증의 주간기면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에 대한 상담과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병원을 가야하나요?

수면검사는 요즘 많은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비인후과, 신경과가 가장 전문적으로 수면검사를 진행하므로

코골이 무호흡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에 내원하여 수면다원검사(PSG)를 통해

무호흡 진단이 가능하며, 양압기(CPAP), 수술, 체중 감량 등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식사나 운동만으로 당뇨를 조절하려고 했는데도 성과가 없다면,

‘잠’의 질을 다시 점검해봐야 할 때입니다.

하루에 피곤을 덜고 쉬어야 하는 밤시간에 긴장한 상태로 보낸다면

당연히 혈당은 쉽게 조절되지 않습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있다면, 혈당조절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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