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콜리 서포터즈로 활동중입니다.]
달콤한 목표는 언제나 쓰디쓴 여운을 동반합니다. 바디프로필을 찍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저는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었습니다. 정확히 6개월 동안 운동과 식단을 병행했고, 결과적으로 16kg을 감량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프로필 촬영이 끝난 후, 저는 급격한 요요를 겪었고, 체중은 오히려 18kg이나 불어나게 되었습니다.
운동은 멈췄고 식단은 무너졌습니다. 어느 순간 거울 속 제 모습이 낯설어졌습니다. 목표를 이룬 직후 찾아온 허탈함은 생각보다 컸고, 더 이상 게시할 사진도, 자랑할 몸도 없다는 사실이 저를 조급하게 만들었습니다. SNS의 '좋아요' 숫자와 피드백이 적어지자, 점점 운동 자체에 대한 흥미도 사라졌습니다. 한때는 운동을 통해 성취감을 얻었지만, 그 성취가 꺼지자 저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렵, 저는 다시 ‘마인드풀 러닝’이라는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미 읽었던 책이었지만, 그때와는 전혀 다른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전에는 있어 보이기 위해 이 책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은 다시 뛰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의 몸을 되찾겠다는 다급한 욕심보다는, 1시간만 걷지 말고 달려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처음에는 1km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매일 한 발 한 발, 이전보다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달렸습니다. 그 사이 체중은 조금씩 줄었고, 무엇보다 마음이 다시 단단해졌습니다. 달리기는 그렇게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돌이켜보면, 리즈는 한 시절이 아니라 반복되는 습관의 누적입니다. 그동안 몸이 무너졌다는 것은, 사실 반복이 멈췄다는 의미였습니다. 김종국의 말처럼, 인생은 사진이 아니라 비디오이기 때문에 매일 재생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