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콜리 서포터즈로 활동중입니다)
“이제 나이가 드니까, 많이 먹으면 안 좋잖아요.
소식이 몸에 좋다고 해서 밥을 줄이고 있어요.”
이런 말씀을 들을 때면 저는 조심스럽게 되묻곤 합니다.
“혹시, 드시는 양을 줄이시면서 무엇을 드시는지는 따로 신경 써 보셨을까요?”
‘소식’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예전보다 소화력이 떨어지고, 활동량이 줄어드는 시기이니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레이너의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먹는 양만 줄이는 방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덜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소식’이 아닌,
‘질 좋은 식사’를 해야 할 이유가 많아집니다.
한동안 ‘소식좌’라는 단어가 유행했습니다.
적게 먹고도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는 분들이 주목받았고, 그들의 식습관을 부러워하며 따라 하려는 분들도 많았지요. 적게 먹고, 가리지 않고, 배고플 때만 먹는 방식. 딱히 정해진 식사 시간도 없는 그들만의 자유로운 패턴은 겉보기에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그런 식습관은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선, 에너지 부족이 잦습니다.
식사를 통해 들어오는 에너지가 줄어들면 몸도 점점 기운을 잃게 되지요. 그리고 위장이 작아지면,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는 영양소의 양도 제한됩니다. 영양 섭취가 제한되면 결국 결핍 상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줄어들고, 단백질이 부족하면 더 빨리 줄어듭니다. 이 시기의 체중 감량은 대부분 ‘근육’에서 빠지게 되는데, 이는 곧 기초대사량 저하, 체력 저하, 활력 감소로 이어지게 됩니다.
건강검진 결과에서 수치를 걱정하기보다 더 중요한 건, 예전보다 빨리 피곤해지고, 일상에서 활력이 떨어지는 몸의 신호입니다.
특히 4050세대 이후에는 ‘살이 찌는가’보다 ‘근육이 빠지고 있지는 않은가’를 봐야 합니다.
겉으로는 날씬해 보이지만, 근육량은 낮고 체지방률은 높은 ‘마른 비만’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근감소증으로 이어지면 넘어짐과 낙상 위험은 물론, 면역력과 회복력도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는 늘 말씀드립니다.
"지금 이 시기에는 체중계 숫자보다, 거울 속의 기운을 보셔야 합니다."
식사에 있어 가장 자주 빠지는 영양소는 바로 단백질입니다. 많은 분들이 단백질을 충분히 드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확인해 보면 부족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아침마다 계란 한 개는 꼭 먹어요.
단백질은 챙기고 있어요.”
하지만 이 사실을 아시나요?
왕란 기준으로 3개 정도는 드셔야 단백질 20g이 겨우 채워집니다. 체중 1kg당 하루 1~1.6g의 단백질이 필요하다는 걸 고려하면, 계란 하나로는 한참 부족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근육을 만들고, 회복시키며, 에너지 대사를 도와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직접적인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몸의 효율을 높이는 조력자 역할을 하죠.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근육량이 매년 1%씩 감소하고, 이로 인해 기초대사량 저하, 면역력 감소, 회복력 저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운동은 말 그대로 세포에 미세한 상처를 내는 일입니다. 근육이 자극을 받아 미세하게 손상되고, 그 손상을 회복하면서 더 강한 근육으로 재건되는 것이지요. 이 회복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단백질입니다.
하지만 운동 없이 단백질만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건강한 분들이라도 단백질을 너무 많이 드시면 신장에 부담이 갈 수 있고, 특히 신장 기능이 약하신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식사에서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단백질 쉐이크를 물처럼 마시지 않는 이상, 대부분은 오히려 부족한 경우가 많지요.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단백질 음식은 왜 대부분 맛이 없을까요?”
닭가슴살, 대두단백, 단백질 파우더… 많은 분들이 이 단어만 들어도 ‘퍽퍽함’, ‘텁텁함’을 먼저 떠올리시곤 합니다.
그 이유는, 단백질이 입에서 소화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화는 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입안에서는 단백질 특유의 풍미가 깔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식품 회사들은 고단백이면서도 맛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연구를 이어가고 있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맛없는 단백질 음식을 억지로 드실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내 입맛에 맞는 방식으로 단백질을 꾸준히 챙기는 것입니다.
닭가슴살이 아니고도 단백질군의 음식들은 생각보다 다양하죠
건강은 단기간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에서 나옵니다. 운동을 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지금 나의 몸을 유지하고, 삶의 활력을 지키기 위해 단백질 섭취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자연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단백질 보충제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좋은 제품을 선택하여 맛있게 먹고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건강한 식습관이 됩니다. 미디어에서 좋다고 추천한 제품보다는,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선택해 보세요.
저는 이렇게 기준을 정합니다:
1. 당류 함량은 낮을 것 (약 5g 미만)
2. 단백질 함량이 충분할 것 (한 끼 20g~30g 정도)
3. 가급적 불필요한 식품첨가물이 없거나 적은 것.
(쇼트닝, 마가린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편입니다.)
4. 그리고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내 입맛과 소화 정도
(지속적으로 먹을 만 한지, 속의 거북함은 없는지 확인해보세요.)
누군가 좋다고 하는 것을 무조건 따르는 것보다,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직접 맛보고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트레이너로서 저는 몸무게가 아닌 몸의 활력,
그리고 운동량이 아닌 회복력이 진짜 건강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무조건 적게 먹는 법"이 아닌,
"잘 먹는 법"을 배워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 몸은 우리가 주는 음식만큼,
오래도록 좋은 기운으로 반응해 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