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살이 갑자기 2kg이나 쪘어요. 운동도 쉬지 않았고 식단도 그대로인데요…”
여름이면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해왔고, 먹는 것도 조절했는데 체중이 오르다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요. 하지만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먼저 ‘지방 증가’가 아니라 ‘부종’일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부종은 우리 몸이 일시적으로 수분을 붙잡아두는 생리적 현상입니다. 그리고 그 작용은 특히 여름철, 더 잘, 더 자주 나타납니다. 중요한 건, 지금의 체중 증가가 진짜 ‘살’인지, 아니면 ‘몸의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붓기’인지 구별하는 일입니다.
자기 체중이 늘었다면 지방보다는 수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방은 하루 만에 1~2kg씩 쌓이지 않습니다. 손등, 발등, 종아리, 복부가 평소보다 단단하고 무겁게 느껴진다면, 이는 조직 사이에 체액이 고여 있는 부종의 특징입니다. 손가락으로 종아리나 발목을 눌렀을 때 꾹 들어가며 자국이 남는다면, 지방이 아니라 ‘수분’이 원인일 확률이 큽니다.
붓기와 함께 피로감, 무거움, 팽창감이 동반된다면 체지방 증가가 아니라 순환 저하로 인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반면, 체중 증가와 함께 체형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피부 아래가 단단하게 느껴진다면 이는 실제 지방 축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즉, 체중이 늘었어도 전신에 무겁고 둔한 느낌, 눌렀을 때 자국, 특정 부위의 단기적 팽창감이 있다면 ‘살’보다 ‘붓기’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지방 감량보다 먼저 순환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여름이 되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말초 혈관이 확장되고, 이 과정에서 혈관 속 수분이 조직 사이로 스며들면서 손, 발, 얼굴, 종아리 같은 부위가 붓기 시작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땀을 많이 흘리면서도 수분 보충이 부족하면, 몸은 오히려 수분을 저장하려는 방향으로 반응해 체내 저류를 유도합니다. 즉, ‘운동하고 땀 흘렸는데도 부었다’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
게다가 여름엔 짠 음식과 국물 요리가 당기고, 찬 음료 섭취도 많아집니다. 이런 식습관 변화 역시 체내 나트륨 농도를 높이고, 그로 인해 수분이 배출되지 못한 채 몸 안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여름철 체중 증가의 원인이자, 사실은 부종이라는 단서를 놓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운동을 했는데도 부었다면, ‘방식’에 주목해야 합니다 회원님의 말처럼, 운동을 쉬지 않았는데도 부종이 나타났다면, 그 원인은 운동의 부족함이 아니라 방향성의 차이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강도 근력운동을 열심히 했다면 근육은 발달하더라도, 림프나 정맥 순환을 위한 움직임은 부족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회복이 부족하거나, 장시간 앉아 있는 환경에서 하체 순환이 정체됐다면 오히려 일시적인 체액 저류가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운동을 더 하기 보다는 운동의 방식과 목적을 다르게 설정해보라고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여성의 경우엔 생리 전후 주기와 맞물려 체중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생리 전에는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체내 나트륨과 수분이 쉽게 배출되지 않고, 몸에 머물게 됩니다. 그 결과 손과 발이 붓고, 복부가 팽창되며, 체중이 1~2kg 늘어난 것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이 역시 지방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주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생리적인 변화입니다.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도 체중이 늘었다면, 생리 주기를 함께 고려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종은 멈춰 있을 때 더 악화되고, 우리 몸은 움직일수록 순환을 통해 회복의 방향으로 반응합니다.
가장 추천하는 건 가벼운 유산소 운동입니다. 빠르게 걷기, 실내 자전거, 부드러운 요가는 심박수를 너무 높이지 않으면서도 전신 순환을 돕습니다.
이때 무리한 고강도보다는 20~30분간 지속 가능한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하체 중심의 근육을 부드럽게 자극하는 근력 운동도 필요합니다. 스쿼트, 런지, 힙 브릿지, 종아리 들기 같은 동작은 하체 근육이 수축하면서 혈관과 림프를 자극해, 말초에 고여 있던 체액을 심장 쪽으로 끌어올리는 펌프 작용을 해줍니다. 무게를 들어 고강도로 하기 보다는 맨몸으로 가볍게 15회씩 2세트 동작해주세요.
이외에도 벽에 다리 올리기, 종아리 스트레칭, 폼롤러 마사지 같은 회복 운동은 운동 후 또는 자기 전 몸의 무게감을 덜어주는 데 탁월한 효과를 줍니다.
숫자보다 몸의 신호를 읽는 감각을 기르세요
체중계 숫자가 올라갔다고 해서 무조건 지방이 늘어난 건 아닙니다. 몸은 계절과 환경, 호르몬과 감정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반응합니다. 지금 내 몸이 보내는 신호가 과도한 운동이 아닌, 회복과 순환을 요청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생리기간이 다가올 때의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요.
그러니 운동을 멈추지 않아도 부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몸의 변화는 곧, 나의 습관을 돌아볼 기회입니다.
여름철 체중이 하루이틀 사이에 갑자기 늘었다면, 우선 몸의 붓기와 컨디션부터 확인해보세요. 최근 짠 음식을 많이 먹진 않았는지, 땀은 흘렸지만 수분 섭취는 부족하진 않았는지, 또는 생리 주기와 맞물린 시기가 아닌지도 점검해보세요.
이런 작은 신호들을 놓치지 않고, 습관과 생활 리듬을 조금씩 조정하며 회복 중심의 순환 운동을 더해주는 것, 그것이 몸을 가볍게 돌보는 첫걸음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체중계의 숫자보다 오늘 내 몸이 느끼는 감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입니다.
(아이콜리 서포터즈로 활동 중입니다.)